성인교정환자 지난 10년간 2배 이상 증가, 전체 40%… 레이저 이용한 교정치료, 시간 단축에 효과적
[쿠키 건강] #20대 후반의 직장인 J양. 요즘 그녀의 최대 고민은 비뚤배뚤 치아다. 어릴 적 부모님의 치아교정 권유에 친구들에게 놀림 당하는 것이 싫고, 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강해 안했던 것이 이제 와서 너무 후회된다. 치아가 고르지 못하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환히 웃기도 신경 쓰이고, 무엇보다 인상이 유해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에 상처까지 받았다. 더구나 나이도 나이인 만큼 결혼도 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지는 치아 모양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교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긴 교정기간과 그 기간 동안의 불편함까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들 모르게도 할 수 있는 교정 있을까?
보통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긴 기간이 걸리는 교정 치료는 심미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세라믹 교정 장치’는 ‘금속(메탈) 장치’에 비해 노출이 적어 심미적으로 우수하며 효과와 기능 면에서 금속 장치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이에 비해 ‘투명교정’은 치아에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투명한 장치를 이용해 치아교정을 시행하는 것으로, 부정교합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 치료 가능하다. 투명하기 때문에 더욱 심미적이면서 장치 부착으로부터 발생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구강 위생 관리도 보다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교정치료를 하고 싶다면 ‘설측교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치아 뒷면에 장치를 부착하기 때문에 심미적으로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혀의 이물감과 음식물을 씹는 데 불편하고 발음하는 데에도 약간의 불편이 있어 적응기간을 거쳐야 한다. 설측교정은 거의 완벽하게 교정 장치를 감출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교정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성인교정, 기간이 중요 변수!
치아교정을 선택하는 데까지 가장 큰 고민은 보통 기간과 미관상의 문제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겐 더욱 중요한 부분. 학창시절 미리미리 교정치료를 받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 당시엔 또 그 나름의 이유로 미루다가 직장생활을 하며 겪는 고충을 털어놓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교정치료는 어느 특정 시기가 최적기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형태의 부정교합이 있듯이 치료시기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는 왕성한 세포 활성으로 인해 치아들이 좀 더 빨리 움직여 교정기간이 단축되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에는 치료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첨단 교정치료 방식들이 이용되면서 성인 교정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한 대학병원 통계에 따르면 1995년에는 18세 이하 청소년이 68.8%, 19세 이상 성인이 31.2%였지만, 10년 후인 2005년에는 청소년이 42.3%, 성인은 57.6%로 나타났다. 연령대 별로 19~30세의 성인층 환자는 1995년에 21.1%였으나 2005년에는 40.6%로 2배 이상 크게 늘었고, 31세 이상 장년층도 10%에서 17%로 급증했다.
이렇듯 교정치료의 키포인트는 바로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치아교정은 그래서 직장인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가결찰식 교정장치를 이용해 치아 이동 시 발생하는 마찰력을 줄임으로써 이동 효율을 높이는 방법 △미니스크류를 고정원으로 이용해 원치 않는 치아 이동(부작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 △치아 주위 지지 조직에 간단한 외과적 자극을 부여함으로써 치아 이동에 관여하는 세포 활성을 증진시켜 이동 속도를 촉진시키는 방법 △수술을 병행함으로써 여러 개 치아를 블록으로 단기간에 이동시키는 방법 등이 급속 교정이란 이름으로 널리 적용되고 있다.
또한 레이저를 이용해 치아 이동을 자극하고 이동에 따르는 지지 조직의 재생을 촉진시키며 이동 후 재발 경향을 감소시키는 신술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은 내가 대세! 레이저 교정술
교정치료 중의 보조 술식으로, 레이저는 교정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치은 및 연조직 문제를 적시적기에 관리해 주고 치아 이동에 따르는 통증을 줄여 주며, 악정형 치료 후 골재생을 촉진함으로써 불편한 장치의 장착 기간을 줄이는데 사용되고 있다.
레이저는 선택적인 국소 조직과만 반응해 효과를 나타내고 동시에 조직 재생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접 조직에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으며 원하는 효과만 집중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경희대병원 교정학 교실에서는 레이저가 교정적 치아 이동 속도 및 치아 이동 후 재귀경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들을 발표한 바 있다. 동물 실험 결과, 교정력과 동시에 레이저 자극을 지속적으로 적용한 경우 교정력만 적용한 경우에 비해 치아 이동 속도가 증가되고 주위 조직 세포 활성 및 골 재생이 증가되는 소견을 보였다. 또 레이저가 교정치료 종료 후 이동된 치아의 재발 현상을 부작용 없이 감소시켜 주는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효과들을 실제 환자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의 정립을 통해 보다 편안하고 보다 빠른 교정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치아배열 불규칙하면 충치 발생, 치주질환 등 구강내 건강 적신호
청소년들의 전유물이라 일컬어지던 교정치료가 성인들에게 옮겨간 이유는 자신을 당당하게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요즘 사회인들의 자기 발전이자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아름다움(美)’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적인 목적에 앞서 구강 내 건강을 위해 치아 배열을 고르게 잡아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점이다.
성장기에는 가지런한 치아를 가지고 있다가 20~30대 이후에 접어들면서 치아가 겹치거나 앞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성인 10명 중 4명꼴로 흔하게 발생한다. 이는 최대 저작력을 가지고 있는 어금니는 보통 당근과 같은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치아에 약 14kg, 즉 4살 어린이 몸무게 정도의 큰 힘이 가해지게 되는데 이것은 어금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치아 접촉부위를 통해 앞니로도 전달된다. 따라서 앞니의 치아 주위 조직이 약해진 경우라면 어금니에서 전달된 저작력으로 치아의 위치가 틀어져 겹치거나 위로 솟아오르는 등 치열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래 앞니가 틀어지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치열이 흐트러질 수 있으며 이렇게 치아가 불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으면 치아가 고른 사람에 비해 양치질을 꼼꼼히 한다고 해도 충치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이에 W스타일치과 노원종 원장은 “최근 20~30대 직장인 뿐 아니라 40~50대의 중년들도 교정치료를 위해 치과를 많이 찾고 있는 추세”라며 “치아 배열이 고르지 못할 경우 심미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치아의 마모도 심해질 뿐 아니라 치열이 고르지 않으면 잇몸 건강에도 영향을 끼쳐 치주질환의 발생도 높고 잇몸이 퇴축되거나 염증을 동반할 가능성도 높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