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밸런스 안 맞으면 순간적인 힘 발휘 어려워… 심할 경우 전신질환 부를수도, 철저한 예방 필요
[쿠키 건강] #요즘같이 녹음이 어우러지는 계절만을 기다려 온 골프마니아 김(35·남)씨. 필드에 나가 공 칠 때를 대비해 골프연습장에서의 연습은 기본,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 지인들과 골프를 치고 온 김씨는 기분이 여간 찝찝한 게 아니다. 분명 몸 컨디션은 최상인데 샷에 힘이 실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뭐가 문젠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골프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지금 이 계절이 너무나 반갑다. 햇살 좋은 날 필드에 나갈 계획이 이미 다이어리 한 가득인 골프마니아들도 많을 터.
골프는 전신 운동인 만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사전 준비가 필수다. 잠시 쉬는 동안 허리, 어깨, 손목 등을 관리 받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예상외의 복병, 치아까지 관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치아 밸런스 안 맞으면 제대로 힘 실을 수 없어골프 실력 향상에 방해가 되는 질환으로 흔히 허리(척추)나 어깨, 손목 등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 방해요소가 존재한다. 바로 치아다.
치아와 골프가 무슨 상관인지 의문이 들겠지만, 의외로 치아 교합 상태는 골프 기록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치아 교합이 바르게 되어야만 자세가 좋아지고 신체의 좌우 대칭이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순간적인 힘으로 강한 샷을 치기 위해서는 이를 악물어야 힘을 낼 수 있는데 치아가 어긋나 맞물리지 않으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
실제로 입을 벌리고 스윙을 하면 샷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치아와 턱이 힘의 중심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 골퍼 박세리와 세계적인 프로 골퍼 캐리 웹의 경우 한 때 마우스피스를 하고 경기에 임한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치를 하면 치아와 턱관절에 따르는 외부의 충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을 가격할 때 힘을 더 실을 수 있다.
특히 턱관절 질환으로 고생한 박세리는 교합안전장치 착용 후 참가한 첫 경기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녀가 착용한 교합안전장치(스플린트)란 턱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일종의 치료 장치다.
◇부정교합, 치아 밸런스 깨뜨리고 턱관절 질환 야기할 수도부정교합은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 비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치아의 배열이 불규칙적이고 위 아랫니가 잘 맞물리지 않아 구강 기능(씹는 기능, 발음, 삼키는 연하작용, 호흡기능 등)을 원활히 수행치 못하며, 주위 근육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해 안정성이 없다. 이러한 부정교합은 치아의 전체적인 밸런스도 깨뜨리게 된다. 치아의 교합상태가 올바르지 않으면 이가 맞물리지 않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지고, 심할 경우 턱관절 질환까지 야기 시킨다.
턱관절 질환은 골프와 같이 순간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운동선수나 수험생 그리고 20~30대 연령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턱관절 질환으로까지 진행되기 전 부정교합에 따른 치아 밸런스를 맞추는 치료가 급선무다.
더 큰 문제는 턱관절 질환으로 진행됐을 때의 경우다. 턱관절 질환은 정도가 심해지면 식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예민한 반응을 보일 뿐 아니라 두통과 허리통증까지 야기하는 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 인구의 약 27% 정도가 턱관절 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턱관절 질환 하찮게 여기다 전신에 이상신호턱관절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정확한 치료 방향을 몰라 정형외과나 이비인후과 또는 신경과 등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턱관절의 구조와 치아 교합 상태 점검이 필수이기 때문에 치과를 찾는 것이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턱관절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인 부정교합의 경우 3개월에서 길게는 1년6개월 정도 교정을 하거나 교합안전장치인 스플린트 치료를 하면 된다.
무엇보다 치과 치료까지의 상황이 되지 않도록 평소에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만약 잠자리에서 이를 가는 습관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과 진단을 통해 교정해야 한다. 입을 크게 벌리거나 질긴 음식은 피하고, 턱을 내밀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 또한 고치는 게 좋다.
이에 교정전문 W스타일치과 노원종 원장은 “우리의 몸은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어 턱 관절 하나의 이상으로도 전신에 무리가 오거나 이상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그대로 방치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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