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방학은 휴식 혹은 뒤쳐진 학습능력의 반전 기회다. 이 과정을 함께 해야 하는 부모들에게는 한가지 미션이 더 있는데, 미뤄뒀던 건강관리 계획을 실천하는 일이다. 방학은 평소 미루어왔던 검사나 치료 등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기간이다. 방학철 부모들이 고려해 볼 만한 자녀 건강관련 정보를 모아봤다.
◆치아교정 해줄까?치아교정은 병원도 자주 가야하고 습관 들이기도 힘들어, 방학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치아교정은 소위 '치아에 철길을 까는' 고정식과, 환자가 착용과 제거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가철식으로 나뉜다. 기간은 시술법에 따라 조금 빠르기도 하지만 보통 1년 반에서 3년 정도 잡는다.
자녀가 주걱턱이나 사각턱이어서 교정을 원한다면 7∼8세 이전에 하는 게 좋다. 이 때 해줘야 수술없이 교정치료로만 골격 형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 턱 교정의 경우 방학 동안 마스크 등 장치를 착용해주다, 개학 이후 집에서만 착용하면 1년 정도에 치료가 가능하다. 주걱턱과 반대로 아래턱 골격이 작은 경우엔 11∼12세가 적당하다. 치아배열을 고르게 하는 교정은 12∼13세 쯤 해준다.
대부분 교정치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치과에 들러 위치를 바로 잡아줘야 하는데,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가야 한다면 '자가결찰브라켓'이란 시술이 적당하다. 보통 6주나 10주에 한 번 병원을 찾으면 된다.
◆포경수술 해줄까?대부분의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포경수술이 불필요하며 심지어 인권침해 소지마저 있다는 의견을 보인다. '청결'이 목적인데, 꼭 수술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관리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없다.
반면 포경수술이 꼭 필요한 아이들도 있다. 성기를 감싸는 피부가 귀두 뒤로 제쳐지지 않는 상태(포경상태)가 지속되거나 소변이 나오기 힘들 정도로 성기 앞쪽이 막혀 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귀두포피염을 치료한 뒤 재발한 경우도 수술 대상이다. 다만 귀두포피염을 예방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 포경수술을 고려한다면 최소 초등학교 5학년은 넘어, 자신이 무슨 수술을 받는지 인지할 수 있는 나이에 해주는 것이 좋다.
◆학습장애 고쳐줄까?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중 낮은 지능지수(IQ)가 원인인 경우는 20% 수준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집중력 장애나 불안증, 사회성과 같은 요인이다.
따라서 학습장애를 의료의 힘으로 고쳐볼 생각이 있다면, 문제의 원인을 잘 파악해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관련 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원도 많으며, 대개 소아정신과(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
치료방법은 다양하다. 약물을 이용할 수 있으며 병원별로 갖고 있는 각종 훈련법, 프로그램도 동원된다. 자신감 결여와 같은 문제라면 인지치료를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선 부모가 함께 치료를 받거나 개별 학습교사의 지속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인가는 전문의와 상의해야 할 일이지만 주의할 점도 많다. 유한익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는 "학습은 마치 건물을 짓는 것과 같아 기초부터 마감까지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진다"며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법 역시 체계적이고 전문적이어야 하지만 비전문적인 학습 치료 방법들이 난무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각 병원이 채택하고 있는 방법의 보편성, 비용의 적절성, 의료기관 및 전문의의 신뢰도를 따져 치료를 선택한다.
◆인터넷 중독되면 어쩌지?방학이라 시간 여유가 많으니 인터넷, 특히 게임에 중독될까 걱정하는 부모도 많다. 인터넷 중독은 흔히 다른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울증이 대표적이다.
자녀가 인터넷 중독 증세를 보이는데(확인 요령 표 참조) 그 증상이 심각하다면, 컴퓨터로부터 아이를 철저히 격리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용돈도 제한해 PC방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
다음엔 다른 정신과적 문제가 없나 확인하기 위해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는다. 우울증 뿐 아니라 충동조절장애, 주의력 결핍, 불편한 교우관계 등 인터넷에 몰두하게 만드는 취약 요인들을 파악해 치료한다.
예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부모가 관심을 더 기울이는 방법밖에 없다. 부모의 감독 아래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하며 특히 방학기간에는 계획표대로 생활하도록 잘 지도한다. 방학 기간에 이런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도 규칙적인 일상리듬이 깨지기 쉬워서다. 가족간 친밀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가족들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 간 관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또 컴퓨터나 텔레비전 없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느끼도록 각종 이벤트를 꾸미는 방법도 좋다.
도움말 :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
W스타일치과 노원종 원장, 미소드림치과 오동진 원장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072311180958662&nv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