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절라인이 뭐지요? 죄송하지만, 저희는 그런 거 없는데요.”
청담동에서 영어 유치원 강사로 일하는 미국인 탐 그레그씨(35)는 얼마 전 한 치과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치과인데도 인비절라인 교정을 하고 있지 않는데다, 상담하는 사람이 잘 모른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미국 인비절라인사에서 개발한 인비절라인 교정은 교정용 장치와 철사없이 투명한 플라스틱 틀을 치아에 장착해 교정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교정장치를 보이지 않고도 심각하게 틀어진 치아교정까지 가능한 장점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70만 명 이상이 시술받았으며, 아직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변에서 흔히들 교정하던 방법이었고, 이미 10여년이 지난만큼 안정적인 시술법이라 생각하던 그레그씨는 다소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알아보니 한국에서는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술법으로, 인비절라인 교정을 다루는 전문의를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단순하게 미국 상황만 생각한 것이었다. 강사로 일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다른 교정방법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발음과 학부모와 상담 시 나은 인상을 위해 이미 인비절라인 교정을 결심한 그였다.
그렇다고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 교정을 받을 수는 없어 다른 치과를 찾았다. 인비절라인 인증병원이고 원장이 미국에서 수련을 받았다고 해서 믿었다. 상담 코디네이터의 안내를 통해 원장과 만났다.
“뭐라고요? Pardon? #!#$!@#($(*."
한국말이 서툴러 영어를 섞어가며 필요한 질문을 했지만, 원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병원도 그냥 나왔다. 결국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교정 치료를 받기 원한 지 몇 달이 지나서야 상담을 찾아왔고, 현재 3개월째 교정치료를 받고 있다.
상담하러 찾아오고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안심한 순간, 한참을 하소연했던 기억이 난다. 그레그씨의 경우처럼 국내에서 교정을 받기란 쉽지가 않다. 인비절라인을 제대로 들여온 인증병원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인비절라인을 받으려면, 교육 수료 후 인증 받은 전문의가 존재하는 곳인지 여부와 인비절라인사 고로가 박힌 정품을 사용하는지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인비절라인에 대한 인기를 잘 알고 있는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단순히 인증병원만 찾을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치과를 찾아야 한다. 인비절라인은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한 교정이 아니다.
인비절라인을 위해서는 최첨단 3차원 컴퓨터 영상기술을 이용해 미세한 치아 이동량과 이동경로를 예측해 2~3주 간격의 새로운 틀이 제작된다.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꼴로 치과를 찾아야 하며, 다른 교정방법과 마찬가지로 치료기간을 1년에서 최장 2년까지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그레그씨처럼 아무 치과나 갔다가 상담만 여러번 하고 돌아오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란다. 처음부터 인비절라인 인증병원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곳인지를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