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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모씨는 ‘이갈이’로 부부사이에 큰 문제가 생겼다며 치과를 찾았다. 부인이 도통 시끄러워서 함께 잘 수 없다며 각방을 쓰겠다고 선언한 것.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점점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 사이에 다른 문제가 많아진다며 서둘러 치료하고 싶다고 강씨는 말했다.
이갈이는 코골이와 마찬가지로 불쾌한 소리를 유발하여 주위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갈이란 특별한 목적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치아끼리 갈아대는 행위.
이갈이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때는 윗니와 아랫니가 서로 만나는 치아의 접촉관계가 나쁜 경우 이를 꽉 물거나 이갈이가 발생한다고 여겨진 적도 있었지만 여러 연구결과 치아 배열상태의 이상이 모든 이갈이를 설명할 수는 없어 치아 접촉관계와 이갈이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이 또 하나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심리적 원인으로 불안과 스트레스. 이를 가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이를 갈지 않는 사람보다 더 많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이갈이는 정서적인 문제와 얼굴 및 구강의 나쁜 습관이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서적인 문제가 선행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공존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이 이외에도 약물의 복용, 유전적 소인, 중추신경계의 장애 등이 이갈이의 원인요소로 여겨지고 있으나 이러한 원인에 의한 이갈이는 매우 드물다.
◇이갈이, 치아 뿐 아니라 턱관적에도 치명적!
전문가들은 심한 이갈이가 치아뿐만 아니라 턱(악)관절 및 주위 근육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치아나 음식물을 씹는데 필요한 근육이나 악(턱)관절은 수직으로 가해지는 힘은 잘 견디지만 이갈이와 같이 수평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은 잘 견디지 못한다.
따라서 이갈이가 반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턱을 움직이는 근육들이 반복적으로 비정상적인 힘을 많이 받게 되어 근육에 묵직하고 뻣뻣한 느낌이나 통증이 발생될 수 있다.
또,악(턱)관절에서 관절음 등의 소리가 날 우려가 있으며 통증 및 기능이상을 일으켜 정상적인 턱운동을 방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갈이시 접촉되는 치아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닳게되며 이로 인해 치아가 찬물에 시리게 되고 통증이 발생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이갈이는 그 소리로 인해 주위사람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정신적인 피해를 준다.
우선 환자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 심한 이갈이가 있다고 하는 경우, 턱(악)관절 및 치아에 손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방사선 촬영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검사는 얼굴주위 근육과 턱운동 및 턱(악)관절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이때 치아의 마모 정도도 같이 검사해야 하며, 정서적 문제를 평가하기 위한 간이정신심리검사도 필수적인 검사다.
이와 같은 모든 진단 과정은 통증이 전혀 없는 간단한 과정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이갈이 초기치료 시 약물치료는 자제해야
이갈이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요소를 전부 제거해 이갈이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현재 이갈이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은 턱주위의 근육긴장을 줄일 수 있는 안정장치를 입안에 장착하는 방법과 행동조절요법.
안정장치는 윗니 혹은 아랫니 전부를 덮어 직접적인 마찰을 막아주는 방식으로 이를 장착하면 턱(악)관절과 턱 주위 근육에 가해지는 강한 힘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이갈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윗니 전부 혹은 아랫니 전부를 덮어주므로 덮여진 치아는 보호를 받으며, 반대측 치아는 치아보다 안정장치와 맞닿게 되므로 치아가 마모되는 대신 장치가 마모되어 치아가 닳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안전장치는 이갈이에 의해서 갈려나가기 때문에 정기적인 조정이 필요하며, 보통 수면시에만 장착하지만 때로는 증상의 감소를 위해 장착시간을 늘이기도 한다.
또 행동조절요법에 의한 치료는 이갈이 시 활동을 보이는 근육 긴장의 완화를 유도해 이갈이 활동을 감소시키 것으로 이를 위해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고 구강악습관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운동요법을 익히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근육을 이완시키는 훈련방법에는 근전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근육의 활성 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환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어떤 시기에 근육활성이 높은지, 어떠한 상태일 때 근육의 활성이 낮은지를 환자가 직접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근육이완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낮동안에 근육 긴장을 적극적으로 줄여 야간동안에 이갈이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전기적 자극을 통해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는 방법이나, 자기전에 명상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푸는 점진적 이완요법 역시 도움이 되며,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초기 치료법으로 추천되지는 않는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구강진단과 고홍섭 교수는 “이갈이는 완전하게 없애기는 힘들지만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이갈이에 영향을 미치므로 매사 긍정적인 마음으로 항상 즐겁게 웃으며 살아가는 것이 이갈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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