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치료놓쳐 포기 일쑤
투명 교정틀등 시술간편 인기
19~30세 10년새 3배나 급증
한 시중 은행의 부행장인 A씨는 요즘 들어 새삼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 오십 줄 넘어 큰 마음먹고 한 치아 교정으로 주변에서 인상이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들고 있으며 영업도 신바람 나게 하고 있다.
A씨는 "우리 자랄 때야 형편이 어려워 교정은 꿈도 못 꿨고, 나이 들어서는 교정틀 끼고 다니는 게 창피해 엄두를 못 냈는데 요즘은 시술법이 좋아져 그런지 표나지 않게 교정을 잘 마쳤다"며 갸름해진 뺨을 어루만지며 "꽃미남 같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청소년기에 주로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진 치아교정 치료가 간편해진 시술법으로 성인들에게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정과 주보훈 교수팀이 교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10년 전에는 18세 이하 청소년이 과반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19세 이상 성인들이 더 치료를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1995년(조사 대상 1267명)에는 18세 이하 청소년이 68.8%, 19세 이상 성인층이 31.2%였지만, 2005년(조사 대상 2173명)에는 청소년이 42.3%로 줄어든 반면 성인층은 57.6% 늘어나며 역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19~30세 성인층은 1995년 267명(21.1%)이었던 것이 2005년 884명(40.6%)으로 연령대별 점유율이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31세 이상 장년층도 128명(10.1%)에서 369명(17%)로 2.8배 증가했다.
이에 비해 18세 이하 청소년층은 869명(68.8%)에서 920명(42.3%)으로, 환자 수는 소폭 늘었지만 연령대별 점유율은 26.5%포인트 줄었다. 신생아 수 감소와 부모들의 '건강보다 교육' 열풍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사회 진출시기인 성인층(19~30세)이 남녀 모두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남성은 3.6배나 급증한 점이다.
주 교수팀은 미니 임플란트, 투명교정틀(인비절라인) 등과 같은 첨단 교정 치료 도입으로 교정 치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성인층이 어렵지 않게 교정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치아 교정, 티 내지 마세요=미국 홍콩 호주 등지에서 상한가를 달리는 투명교정틀은 편리성과 미관상 장점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금속틀 대신 투명한 강화플라스틱틀을 치아 전체에 씌우는 투명교정틀은 컴퓨터와 3차원 광합성 레진 복제술을 이용해 30~40단계로 세분화된 각각의 치아 모형을 재현, 단계별로 착용을 하면서 교정 치료를 유도한다.
환자별 교정 치료의 시작 단계부터 모든 치아의 이동이 계획돼 있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을 때마다 치아 움직임을 비교 분석하고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으며, 교정 치료의 실패율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투명한 교정틀은 외관상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가 나지 않아 치아에 끼우고도 자연스럽게 생활하면서 교정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식사나 양치질 시 교정장치를 뺄 수 있어 치아관리에도 간편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인 환자들은 선명하게 눈에 보이는 교정장치로 심리적ㆍ정신적 부담감을 더 크게 느껴야 했지만 투명교정틀은 이 같은 부분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치료비용은 기존 교정 치료비용(400만~500만원)과 비교해 다소 비싼 600만~800만원 선이지만 치아 안쪽에 교정틀을 붙이는 설측교정(최대 1000만원)보다는 낮고, 치료기간은 1년~1년6개월로 기존 치료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