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치아가 약한 편인 이덕문(17세, 가명)군은 평소에 이를 닦을 때마다 시리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치약에 들어 있는 연마제 때문에 치아가 시리고 아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후, 이군은 실제로 외국에서 연마제가 들어있지 않은 치약을 구해서 사용한 결과 시린 증상이 훨씬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때부터 이군은 치약에 들어 있는 연마제 성분이 빠진, 이른바 웰빙치약에 대한 반대론자가 됐다.
그러나 과연 치약에 들어 있는 연마제가 문제일까? 전문의들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치약보다 치아를 닦는 습관을 먼저 점검해 볼 것을 권한다.
◇강한 잇솔질은 연마제로 인한 치아손상 가능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벌어지는 현상들 가운데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식품이나 관련 제품들의 성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긍정적인 작용으로 많은 부분에서 식품 및 약품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다. 하지만 기존에 인정받은 성분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치약에 들어 있는 연마제다.
치약의 주성분은 연마제와 기포제, 습윤제, 결합제 등이 기본적으로 들어 있다. 습윤제는 치약이 공기 중에 접촉돼도 고체화 되는 것을 막고 결합제는 치약의 고체성분과 액체성분을 방지하기위해 쓰인다.
연마제는 치아에 부착된 치석을 제거하면서 광택을 주는 치약의 가장 주요한 성분 중 하나다.
그 외에 기능성 성분으로 충치 예방을 위한 불소, 살균제, 구취예방제, 미백제, 치석제거제 지각과민방지제 등이 들어간다. 착향제와 자일리톨, 감미제 등이 들어가는 제품도 있으며 들어가는 성분은 치약에 따라 전부 다르다.
하지만 최근 연마제에 대한 의심이 늘고 있다. 실제로 연마제가 들어간 치약을 사용하면서 이가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어 치아의 표면에 상처를 입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연마제는 치아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그러나 경희의료원 구강내과 홍정표 교수는 치아를 닦는 습관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 상하로 쓸어내리는 ‘회전법’이 가장 효과적
홍정표 교수는 “특수한 경우도 있으며, 치아의 강도도 다르고, 상아질의 점도가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연마제가 들어 있다고 해도 치아의 표면을 갈아 버릴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라고 전한다.
치아의 에나멜질의 경도는 일반적으로 6에서 7정도다. 그러나 연마제는 3정도로 치아에 결정적인 손상을 주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치태가 잘 끼거나 입이 잘 마르는 사람,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은 치아의 에나멜질이 얇을 수 있다. 치아의 상아질이 많이 노출돼 있는 이들에게는 연마제가 들어있는 치약을 사용하면 치아가 시릴 수 있다.
홍정표 교수는 최근 치과의사로서 직접 치약을 개발한 바 있다. 그가 개발한 치약의 특징은 아침에 쓰는 치약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치약을 구분한 것으로 점심에 쓰는 치약에는 연마제가 빠져 있다는 점이 주된 특징이다.
그는 “점심 이후에는 치태 등이 덜하므로 연마제를 뺐다”며 “하지만 꼭 연마제가 들어있는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오히려 치아를 닦을 때 좌우로, 너무 강하게 잇솔질을 하는 등의 습관이 치아 마모의 원인으로서는 더 많다고 지적한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좋은 잇솔질법은 회전법이다. 대한구강보건학회에서 추천한 임상예방치학(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김종배 교수 외 13인, 고문사)은 일반적으로 회전법을 추천한다.
회전법은 잇몸에서부터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는 식의 잇솔질법이다. 회전법이라는 이름은 칫솔을 좌우로 흔들지 않고 손목을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마찰을 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방법은 구강 내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아동부터 성인에게 모두 추천되는 방법으로 너무 강한 잇솔질로 치아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 게다가 치아의 홈에 있는 치태 드응ㄹ 제거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때 사용되는 칫솔은 너무 강한 것은 좋지 않다. 너무 강한 칫솔질은 치아를 필요 이상 닳게 만들며 너무 약한 칫솔모는 치태제거 효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 치주질환 있다면 잇몸에 자극 주는 ‘바스법’을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바스법과 같이 잇몸에도 부드럽게 진동을 준 뒤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쓸어내리거나 올리는 방법이 추천된다. 이 방법은 잇몸에 적절한 자극을 통해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을 사용함에도 치아가 여전히 시리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 치과를 방문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연마제가 들어 있지 않은 치약을 사용에 대해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치아가 시리다면 근본적으로 치아의 가장 외각의 에나멜질의 손상이 문제일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치료가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