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입장에서 제일 당황스러울 때는 아이가 아플 때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그것만큼 당황스러운 일은 드문데요. 다양한 질병으로 아이들을 괴롭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말씀드리면 좋겠지만 저는 치과 전문의로써 어린이 치아 응급 처치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한밤중 치통이 심한 경우
평소에 욱신거리던 이는 한밤중이나 치과가 쉴 때 문제가 더 잘 생기곤 합니다. 이럴 때 진통제라도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쉽게 보이던 것도 찾으면 보이지 않기가 일쑤입니다. 또한 급성으로 통증이 올 때는 진통제도 별반 효과가 없다고 느낄 것입니다. 이럴 때는 통증이 어디에서 오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개는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원인이 되는 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어있는지 잘 살펴보고, 먼저 깨끗하게 양치질을 해줍니다, 그런 다음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어 원인이 되는 치아에 살며시 물고 있으면 통증이 일순간에 사라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단단한 치아 내에서 부패된 가스가 팽창하여 주위의 신경과 조직을 자극하고 있다가 얼음 때문에 부피가 줄어들게 되므로 일시에 자극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치아가 아픈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단지 차가운 얼음물을 입안에 머금고만 있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니므로 빠른 시간 내에 가까운 치과를 방문하시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2. 치아가 빠진 경우
대개 아이들은 한창 활발하게 뛰어 놀 때이므로 친구와 놀다가 서로 부딪히거나 어딘가에 치아를 부딪히게 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금이 가거나 이의 일부분이 깨져 나갈 수 있고, 심한 경우 이가 통째로 빠지기도 합니다. 입안에 가득 고인 피를 보면 아이의 부모님들은 당황하게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될 수 있는 한 침착하게 아이의 입안을 들여다보고 출혈이 되고 있는 부위를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출혈이 계속되면 거즈나 솜으로 눌러 주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두 손가락으로 2∼3분 정도 꼬옥 눌러 줍니다. 그러면 대부분 지혈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치아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이때 치아를 찾으면 치아를 물로 씻거나 뿌리 부분을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염수에 담궈서 치과에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근방의 슈퍼에서 구할 수 있는 우유도 좋은 대용품이 됩니다. 우유에 치아를 담궈 30분 이내에 치과에 가져오면 비교적 치아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치아를 살릴 수 있는 조건은 가능한 한 빨리 가져가야 하고, 치아의 뿌리가 완전해야 하며 치아가 건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빠진 치아는 식염수나 우유에 담궈와야 합니다. 빠진 치아를 물에 씻거나 닦게 되면 치아의 뿌리가 손상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치아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 점은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