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장애, 내성적인 성격유발…적기에 치료가 '중요'
최근 아래턱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거나 윗니가 뻐드러져 입이 돌출돼 보일 경우 심미적인 문제 뿐 아니라 성장기 아이의 심리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영구치가 나는 만 6세 이전에는 아이의 잘못된 습관 하나가 치열과 골격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발견되는 즉시 적절한 진단과 조치가 급선무라고 치과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보통 사람의 정상적인 치열구조는 위 치열이 아래치열을 덮고 있는 모습이며 어금니 부위에서 맷돌과 같이 서로 상하치아가 정교한 맞물림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치열이 가지런하지 않고 흐트러져 있거나 얼굴을 구성하는 주된 부분인 턱뼈가 돌출 또는 함몰돼 있는 경우를 '부정교합'이라 한다.
그렇다면 '부정교합'을 만드는 아이의 잘못된 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장기간 손가락 빠는 아이…'부정교합' 적신호
33개월 된 아이를 둔 주부 최시영(31)씨는 "딸아이가 아빠를 닮아 안그래도 치열이 삐뚤빼뚤한데 손가락을 자꾸 입에 가져가는 버릇이 있어서 혹시나 앞니가 뻐드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부정교합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유전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 중 단순히 어느 소인이 더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여러 가지 요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턱관절과 같은 골격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지만 후천적 습관은 이런 증상을 더 심하게 발현되도록 가속화시킬 수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치과교정과 김미자 교수는 손가락 빨기 습관이 부정교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김미자 교수에 따르면 정상 아동의 경우 16~45%정도 손가락 빨기 습관을 가지며 습관을 가진 아동의 87%가 부정 교합을 보였다고 보고된 바 있다.
보통 2세 전까지의 손가락 빨기 습관은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3세 이후에도 습관이 남아 있는 경우 부정 교합을 유발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아랫입술을 깨무는 버릇과 이 사이로 혀를 내미는 습관이 윗니를 더 튀어나오게 할 수 있다.
빨기 습관의 경우엔 단기간에 걸쳐 아주 세게 손가락을 빨아도 부정교합은 발생하지 않지만 아주 약하게 빨더라도 그 기간이 길어지면 윗니가 튀어나오게 된다.
또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정상보다 큰 아이들은 코로 숨을 쉬기 어려워 항상 입을 벌려 숨을 쉬는데 이 때 위턱 또는 윗니가 돌출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돌출입'이 단순히 윗니가 더 튀어나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턱 크기에 비해 윗니와 아랫니가 과도하게 뻐드러진 경우, 아래턱이 너무 작은 경우에도 돌출입이 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부정교합은 습관과는 무관하며 타고난 골격적 이유가 크다.
◇ 발음장애, 내성적인 성격유발…적기에 치료가 '중요'
부정교합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어떻게 될까.
고대 안암병원 치과 임용규 교수에 따르면 부정교합은 칫솔질을 해도 잘 닦이지 않고 좁은 잇몸에서 많은 치아에 영양을 공급해야 하므로 충치와 잇몸질환의 위험성이 높다.
또 음식물 씹는 기능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소화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성인 중에도 덧니, 뻐드렁니 등으로 인해 치아에 콤플렉스가 있을 경우 손으로 계속 입을 가리고 말하거나 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처럼 부정교합을 방치할 경우 사춘기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성인이 됐을 때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아이에게 손가락 또는 입술 빨기 등의 습관이 장기간 존재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습관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턱뼈나 치아에 심각한 변형을 초래하기 전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교정치료가 필수적이고 중등도 이상의 골격적 문제를 동반한 부정 교합이라면 악교정 수술도 병행한다.
중앙대의료원 치과 손수민 교수는 "위턱과 아래턱 발육에 문제가 있다면 통상적인 교정치료보다 좀더 일찍 교정치료를 시작해야하며 윗턱이 나온 경우는 유치와 영구치가 함께 존재하는 '혼합치열기'에 시작할 수 있고 주걱턱은 만 6세부터 할 수 있다"며 "아이마다 성장속도나 골격문제가 다를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적절한 시기를 결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밖으로 교정 장치가 보이는 것이 부담되는 경우 입 안쪽으로 교정 치료를 시행하는 '설측교정' 치료가 있고 일부 경우에 투명 교정 장치를 이용한 교정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